플라톤의 대화편을 구매한지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른다. 맨날 책장에 꽂아진 책을 보며 읽어야지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했던 것 같다.이 책은 5가지 대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에우튀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향연이다.
향연은 에로스에 관한 내용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사랑의 본질을 무엇이며 우리가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는 에로스라는 말을 들으면 그리스 신화의 사랑의 신 '에로스'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로마신화에서는 아모르(Amor) 또는 쿠피도(Cupido)라고 불려진다. 일단 에로스는 욕망(Desire)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에로스에 대한 설은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태초에 카오스가 있었고, 카오스의 변화의 기운이 불고 거대한 균열이 생기면서 가슴 넓은 가이아(대지)가 태어났다. 곧 대지의 깊은 곳에 거대한 심연 타르타로스(무한 지옥)이 태어났다. 그리고 아름다운 에로스가 태어난 것이다. 그러니까 에로스는 크로노스와 제우스 이전에 태어난 최초의 신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후대에 와서 전해지는 것인데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주장이 흥미롭다. 에로스는 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이라는 존재는 선하고 아름다운 존재지만 에로스는 그런 것들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에 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에로스는 아름답지 않기에 다른 대상을 욕구하고 사랑한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그러나 에로스가 아름답지 않다고 해서 추한 존재라는 것이 아니라 그는 추함과 아름다움 사이, 지혜로움과 무지의 사이, 부유함 과 가난함 사이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과 인간 사이에서 정령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즉 인간과 신 사이의 간격을 중간에서 메우고 만물을 묶어 하나가 되게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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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질문을하며 에로스가 먼저 무엇인지 밝히고자 한다. 에로스는 어떤 것에 대한 사랑인지 아니면 방향 없는 사랑인지에 대한 것이다. 거기 있던 사람들은 에로스는 어떤 것에 대한 사랑(즉, 방향이 있는 사랑)이라는 것으로 의견이 모은다. 두번째는 에로스는 사랑의 대상을 욕구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즉 욕구하는 자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욕구하는 것은 필연이 아닐까? 또 결여하고 있지 않는 것을 구태여 욕구하지 않는 것은 필연이 아닐까?" 라고 언급한다. 그리고 이것이 아주 필연적이라고 언급하고 모든 사람이 의견에 동의한다. 예를 들어 강한 사람이 강해지고 싶어하지 않고, 키 큰 사람은 키가 더 크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즉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어느 대상에 대하여 욕구를 느낀 다는 것, 아름다운 대상에 대한 사랑이라고 정의내린다.
사람은 무엇이 결핍되어 있길래 이성을 사랑하는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인간은 죽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이 결핍한 것을 갖고 싶기도 하지만 가진 것을 영원히 갖고 싶어한다. 예를 들면, 내가 가진 재산에 만족하고 이 부유함이 꾸준히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죽기 때문에 가진 것을 꾸준히 유지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인간은 동물의 본능처럼 번식을 하고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 꾸준히 유지하려는 것이다.
나는 키가 작기때문에 >> 키가 크고 싶다.
나는 돈이 없다 >> 부유해지고 싶다>>>>>>
사람은 죽는다 >> 불멸의 존재가 되고 싶다. >>> 누군가와 결합하여 자신의 분신을 만든다.
이 책을 읽으니 쇼펜하우어의 책이 생각났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 불멸성을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배우자를 고를 때 까다롭게 되는데 예를 들어 내가 키가 작다면 키 큰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 것이다. 대체로 키가 큰 사람은 키가 작은 사람을 원한다. 키가 큰 사람은 자신이 키 큰 배우자와 결혼하여 자식을 낳게 되면 자식이 키가 너무 큰 사람이 되어 번식을 못할 확률을 줄이는 것이다. 우리가 이쁘고 잘생긴 사람을 원하는 것도 같다. 아름다운 사람과 결합하여 자식을 낳는 것이 후대에 자식이 번식할 확률을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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